masa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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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뽑기 운이 나쁠 거라는 예감이 들었다. 

 바르바라는 밖으로 나가는 대신 마차에 걸터앉은 채로 손등을 매만지며 주변의 소리를 들었다. 나무 조각들이 통 안에서 부딪치며 흩어지는 소리가 끝나면 누군가가 운을 시험하기 위해 그 안으로 손을 집어넣었고, 바르바라는 그 뒤에 터지는 탄성 혹은 신음으로 선써드의 희비를 감지했다. 정말로 운이 나빴던 모양이다. 이브리얼의 기사가 좀 더 기다려야겠다며 돌아가 버렸기 때문이다. 단원들이 근심어린 몇 마디를 나누는 소리가 들렸다. 바르바라는 동료들이 마차로 돌아오기 전에 고개를 들어 주변을 한 번 훑어보고는, 오른손 손바닥을 넓게 펼쳐서 왼손의 손등을 덮었다. 간밤의 화재를 진압하는 도중 마차에 올랐다가 데인 흔적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바르바라는 따끔거리는 통증이 가실 때까지 손바닥으로 새빨갛게 물든 피부를 누르고 있다가, 천천히 숨을 고르며 손가락을 움츠렸다. 바로 다음 순간 아주 희미한 빛 무리가 손바닥 안에서 샘솟더니 그 아래에 짓눌린 상처를 재빠르게 핥고 지나갔다. 바르바라는 손을 떼어내고 고개를 기울여 손등을 살폈다. 화상이 사라져 있었다. 거짓말처럼 말끔했다. 바르바라는 ‘거짓말처럼’을 올바르게 고쳤다. ‘마법처럼.’ 아니다, ‘마법으로.’가 좋겠다. 

 바르바라는 자신의 몸을 손끝으로 더듬어 무언가 문제가 생기진 않았는지를 예리하게 살폈지만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았고 아무 위기도 찾아오지 않았다. 마법이 직전의 일을 위해 바르바라의 무엇을 가져가거나 훼손했는지를 파악할 수 없었다. 바르바라는 잠시 고민하다가 마차에 올라오려는 세실을 발견하곤 느리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떻게 됐니.” 

 결과를 알면서도 묻자 세실이 어깨를 으쓱이며 “안 됐어요,”라고 대답했다. 

 “그럼 기다리는 수밖엔 없겠구나.” 

 그런 후 바르바라는 아무런 흔적도 남지 않은 손을 내밀어 세실을 마차 위로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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