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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제 2차 쩜오 온리전에 참여했었는데, 당시엔 스타트렉이 뭔지 몰랐다. 그때 나는 내 부스를 정리하고 앉아있었다. 점심쯤이었나, 가까운 곳에서 누군가 비명을 지르더니 건너편 부스 사람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트위터를 보던 누군가가 사이먼 페그 얘기를 꺼냈던 기억이 난다. 그가 깜짝 내한을 했는데, 믿을 수 없겠지만 바로 지금, 여기 이 건물 지하에 있다고 말했다. 잠시 후 건너편 부스줄의 대부분이 일어나더니 초원을 내달리는 누떼처럼 무리지어 출구로 달리기 시작했다. 나중에 알았지만 그 줄이 바로 스타트렉 구역이었다.

“사이먼 페그가 누구지? 어디 나오는 배우에요?” 내가 물었다. “스타트렉 리부트 시리즈에 나오는 배우에요. 모르시나요?” 지인이 대답했다. “전혀 들어본 적 없어요.” 나는 시큰둥하게 대답했다.

돌아오는 길에, 나는 스타트렉이 스타워즈 같은 거냐고, 혹은 그 파생작품이냐고 물어보았다. 지인은 소리내어 웃었다. “아뇨. 전혀 달라요. 드라마가 원작이에요. 아마 짤 보시면 님도 아실 듯.” “우주 전쟁을 하나요?” “아뇨, 안함.” 나는 당혹스러웠다. 우주에서 전쟁을 안 하면 대체 뭘 한단 말인가? 전쟁도 안 하는데 어떻게 할리우드에 진출한 건가? “탐사를 해요.” 지인이 대답했다. “전혀 달라요.”

그로부터 몇 달 뒤 스타트렉 비욘드가 개봉했고, 나는 우연한 계기로 표를 얻게 되었다. 화려한 SF액션으로 시간 때울 생각이나 하며 극장으로 향한 나는 사보타주 장면에 눈이 뒤집어진 채 돌아왔고 그 뒤로 일 년 간 스타트렉 리부트 시리즈에 매진하다가 트렉 부스로 제 3차 쩜오 온리전에 참여하게 된다.

그 뒤로 나는 내가 제 2차 쩜오 온리전에서 초원의 누떼 마냥 뛰쳐나가던 부스러들 중 하나가 아니었다는 것을 두고두고 후회했다.

 

리부트 시리즈의 본즈와 스콧은 재미있는 캐릭터다. 티끌만큼의 접점도 없는데 갑자기 같은 함선 식구가 됐다. 두 사람을 함선에 태운 장본인-그들의 유일한 공통 주제인 제임스 커크를 놓고 떠나지 못해 빙글빙글 도는 두 사람을 쓰고 싶었다. 스콧른 교류전에 냈던 책인데, 쩜오 온리전에서 신간 펑크 내고 재록으로 뽑아서 소량 팔았다. 남은 재고까지 지인들에게 털어줘서 내게는 재고가 한 권도 없다. 퇴고 끝내고 마감 칠 때 발밑이 스산해 내려다보니 의자 다리를 스치며 바퀴벌레가 지나갔던 기억이 난다. 너무 충격을 받아서 후기에 바퀴벌레 이야기 썼음. 바퀴벌레 나온 거 엄마가 안 믿어줘서 지퍼 백에 산 채로 담아서 동영상으로 찍어서 보내줬었다. 테라스에서 낙사시켰는데 찾아보니 바퀴벌레는 그 정도로는 죽지 않는댄다. 어쨌든 그 뒤로 우리 집에서 바퀴벌레를 본 적은 없다.

그 외. 스콧른 엔솔로지를 2번 참여했었는데 첫 번째 엔솔 글은 너무 후져서 백업을 하지 않았고 그래서 파일도 소실되었다. 실물 책들 사진 사진 찍기 귀찮아서 기록만 해둔다.

 

신국판/휘라레지/책날개 x/약 80p (프린트매니아) 

교류전 회지로 뽑았을 땐 스노우지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