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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을이 지고 있었다. 

 바르바라는 성곽에서 보초를 서다 말고 마을을 내려다보았다. 장이 파하고 사람들이 움직이고 개가 골목으로 사라지고 있었다. 곧 있으면 주변이 놀랄 만큼 조용해질 것이다. 해가 지면 대부분의 주민들이 집으로 돌아간다. 침묵과 어둠에 감싸인 거리와 점점이 밝아오는 별들. 파도소리. 그 다음에 벌어질 일을 바르바라는 알고 있었다. 그녀는 졸기 시작할 것이다. 

 “노을이 참 따숩지라.” 

 뒤에서 씩씩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바르바라는 고개를 돌리지 않은 채로 대꾸했다. 

 “그러니?” 

 “그라제. 오늘따라 유독 더 이뻐보이는 것 같기도 하고….” 

 트윙클은 언제든 활기찬 기운을 뿜는다. 해가 질 시간인데도 그녀는 점심을 막 배불리 먹고 나온 사람처럼 보인다. 바람이 불어서 두 사람의 머리카락이 나부끼었다. 바르바라는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귀에 걸면서 트윙클 쪽으로 몸을 돌렸다. 

 “미스(Ms).” 바르바라가 그녀를 불렀다. 

 “와?” 

 트윙클이 눈을 끔뻑이자, 바르바라가 나른하게 웃었다. 

 “우리 가위바위보 하자.” 

 “갑자기 뭐꼬!” 

 “내가 이기면 내가 삼십분 자고, 미스가 이기면 미스에게 삼십분 농땡이 칠 시간을 줄게.” 

 “졸리면 쪼매 눈 붙이라! 뭘 그리 번잡시럽게 해샀노.” 

 “그럼 불공평한 것 같잖아.” 

 물론 가위바위보로 농땡이를 부리는 것부터가 잘못되었지만. 

 바르바라는 트윙클의 다음 말을 기다리지 않고 손부터 뻗었다. 아마도 그녀는 바르바라가 원하는 대로 해줄 것이고 또 어쩌면 질지도 모르는 일이다. 

 “자, 하나, 둘.” 

 셋. 

 바르바라는 주먹을 냈다.

2018/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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