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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초로 만난 인간은 남성이었고, 열다섯 남짓 먹은 유라시아인이었다. 그때는 인종이나 성별을 제대로 구분할 수 없었으므로 이것들은 훗날 알게 된 사실이다. 눈앞의 존재가 너무나 신기해 어쩔 줄 몰랐던 기억이 생생하게 남아있다. 힘썬은 얼굴을 바짝 붙이고 엄지로 그 아이의 턱을 들어 올린 뒤, 큰 손바닥으로 뺨을 어루만졌었다. 그것이 무례한 일인 줄 몰랐기 때문이다. 어린 유라시아인은 힘썬의 행동에 무척 당황해 굳어 있다가, 갑자기 정신을 차린 사람처럼 기겁해 달아나버리고 말았다. 그때까지도 힘썬은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깨닫지 못할 만큼 무지했다. 이제 힘썬은 지구의 대부분의 지성체를 만날 때 일정한 거리를 유지해야함을 알고 있다.

 심요한을 처음 보았을 때도 비슷한 기분을 느꼈다. 힘썬은 궁금하기 짝이 없다는 손길로 요한의 얼굴을 들어 올리고 눈꺼풀을 열어보거나, 고개를 숙여 공기가 드나드는 콧구멍의 모양새를 관찰하고 싶었다. 하지만 최초의 실수를 반복할 필요는 없었다. 그렇게 하지 않아도 힘썬은 심요한이 눈을 굴리거나, 느리게 호흡하거나, 턱을 괴는 일 따위를 아주 면밀히 관찰할 수 있었다. 요한이 힘썬 바로 옆에 앉아있었기 때문이다.

 힘썬은 외교 특별반 첫날의 풍경을 또렷이 기억하고 있다. 교실에는 마법사들이 먼저 도착해 자리에 앉아있었다. 힘썬은 교탁을 중심으로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자리를 골랐다. 누군가 반드시 자신의 옆 자리에 앉게 될 거라 기대했고, 그렇게 되면 누구보다 상냥하게 대해줄 거라고 생각하면서 등교 시간이 다가올 때까지 정확히 817명의 짝꿍을 상상했다. 마침내 인간 학생이 1학년 1반 교실 문을 열고 등장했을 땐 정말이지 깜짝 놀랐다. 다른 마법사들도 힘썬과 비슷한 기분을 느낀 것 같았다. 제각각 창가, 맨 뒷자리, 맨 앞자리, 중간 자리를 차지하며 앉아있던 마법사들이 동시에 열린 문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인간 학생은 아무도 없는 교실을 한 바퀴 빙 둘러보고는 마음에 드는 자리를 발견했는지 2분단으로 이동했다. 마법사들은 인간 학생이 아직 자신들을 볼 수 없는 상황이라는 걸 알면서도 자신의 옆 자리에 앉게 될 지도 모를 그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교실에 가장 먼저 도착한 친구의 이름은 이동아였다.) 동아는 조용히 자리에 앉아 책가방을 정돈하고는 이어폰을 꼈다. 동아 옆 자리에 앉아있던 마법사가 신기하다는 듯 그의 귀에 걸린 이어폰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힘썬은 짝꿍을 가지게 된 그 마법사가 부러웠다. 다음에 도착할 친구가 자신의 옆에 앉아주었으면 했다.

 얼마 가지 않아 다시 교실 문이 열렸다. 여학생이었다. 그녀는 교실에 덩그러니 앉은 동아를 한 번 쳐다보고는 별 고민도 없이 맨 뒷자리에 가방을 놓고 앉았다. 힘썬의 분단이었지만 두 자리나 떨어져있었다. 힘썬은 생각했다. ‘내 예상에, 다섯 번째로 도착하는 친구가 내 옆에 앉을 것 같아.’ 하지만 다섯 번째로 도착한 남학생은 벽 쪽에 바짝 자리를 잡고 앉아서는 휴대폰을 만지기 시작했다. ‘일곱 번째.’ 힘썬은 정정했다. ‘일곱 번째 친구가 내 짝꿍이 될 것 같아.’ 그 뒤에도 그런 일들이 반복됐다. 심요한은 훨씬 나중에 등장했고, 그 즈음 힘썬은 예측하기를 관두고 턱은 괸 채 창가를 보고 있었다. 그래서 자신의 옆 자리에 요한이 털썩 걸터앉았을 때는 머리카락이 쭈뼛 솟아오를 만큼 놀랐다. 책상은 그런 식으로 예측할 수 없는 순간에 느닷없이 채워졌다. 힘썬은 바로 그때 심요한이라는 인간을 처음 보았다.

 심요한은 심드렁한 표정이었다. 변재구로부터 마법사의 존재를 알게 된 이후에도 크게 기뻐하거나 놀라는 눈치는 아니었다. 힘썬은 책상에 엎드려 서약서를 읽는 요한의 얼굴을 올려다보았다. ‘거절할까?’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모두의 YES를 바라고 이곳에 온 건 아니었다. 심요한은 아예 앞자리에 앉은 여학생에게 말을 걸기 시작했는데, 마법사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는 눈치가 아니었으므로 힘썬을 다소 초조하게 만들었다. ‘서명해!’ 힘썬은 고개를 들고 심요한의 손아래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서명하고 나를 만나!’ 돌이켜봐도 심요한은 싱거울 정도로 손쉽게 서명했다.

 힘썬이 요한 앞에 모습을 드러냈을 때, 그녀는 허리를 펴고 꼿꼿하게 앉아있었고 눈은 기대감으로 반짝반짝했다. 심요한은 아까보다 제법 놀란 표정이었다.

 “안녕?”

 힘썬은 심요한에게 낭랑한 목소리로 인사했다.

 “나는 힘썬이야.”

 잠시 후 심요한이 입을 쩍 벌렸다.

 “-.”

 ‘대박은 좋은 말이지.’ 힘썬은 흡족했다.

 번갈아가며 자기소개를 할 생각이었으나 심요한이 갑자기 코앞으로 휴대폰을 들이미는 바람에 힘썬의 계획은 무산되었다

 심요한이 대뜸 말했다.

 “, 너 이름이 뭐라고? 방금 그거 다시 해봐, 빨리빨리.”

 힘썬은 당황했는데, 준비한 자기소개의 서두가 지금의 돌발 상황과 전혀 어울리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힘썬이 되물었다.

 “그거가 뭔데?”

 “방금 네가 한 거 있잖아!”

 “, 내 이름은 힘썬이야.”

 “그래, ! 방금 네가 팟-하고 순간 이동한 거 다시 좀 보여줘 봐봐.”

 그런 후 심요한은 힘썬의 대답도 듣지 않고 갑자기 혼잣말을 시작했다.

 

  REC

 요한 : 자자, 안녕하세요! 여러분의 귀염둥이 도리예요! (흔들리는 화면) 제가 지금 상황이 조금 급해서, 우선 영상부터 확인하고 우리 평소처럼 만나보도록 할까요? (카메라가 돌아가자 옆 자리에 앉은 힘썬이 보인다)

 힘썬 : (어리둥절하게 카메라를 보고 있다)

 요한 : (입모양으로) 아 빨리!

 힘썬 : (고개를 기울여 휴대폰에 가려진 요한을 보려고 하자)

 요한 : ~ 우리 마법사 친구, 아까 해봤던 순간이동 깜...! 다시 한 번 해볼까요?

 힘썬 : , 일단- 나는 순간이동을 하지 않고 처음부터 여기 앉아있었어. 그리고 그건 다시 할 수 없어. 난 이미 등장했잖아.

 

 시야를 반쯤 가리고 있던 카메라가 아래로 치워졌다. 심요한은 다시 그 심드렁한 표정으로 되돌아와 있었다. 힘썬은 심요한이 고개를 숙이고 휴대폰을 몇 번 만지더니 영상을 삭제하는 걸 보았다. 그제야 요한이 무언가 기록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네 이름은 뭐니?”

 힘썬은 요한의 명찰을 확인했음에도 대답이 듣고 싶어서 그렇게 물었다.

 요한은 휴대폰을 만지면서 건성으로 대답했다.

 “심요한.”

 잠시 후 요한이 고개를 들고 아까보다는 밝은 목소리로 되물었다.

 “그럼 다른 건 할 수 있어? ? ? 마법사라며?”

 “으으음, 아니.”

 힘썬은 덧붙였다.

 “지금은 마법이 필요한 타이밍이 아니니까, 쓰지 않을래.”

 요한이 그 말을 제대로 이해했는지 모르겠다. 힘썬은 그 뒤에도 몇 번 정도 요한에게 말을 걸었지만 심요한은 길게 대답하지 않다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더니 이번에는 카메라로 자기 자신을 찍으며 멘트를 늘어놓기 시작했다. 힘썬은 생각했다. ‘말은 나중에 다시 걸어봐야겠다.’

 힘썬이 사인판을 들고 교실 몇 바퀴를 돌고 돌아왔을 때, 요한은 자리에서 완전히 이탈해 사물함 앞에 있었다. 요한은 아까보다 기분이 무척 좋아보였고, 카메라를 향해 발랄한 멘트를 조잘대고 있었다. 힘썬이 요한에게 다가가 물었다.

 “뭘 하고 있니?”

 

  REC

 요한 : (카메라가 돌아가 힘썬을 비춘다) 이야~ 제 짝꿍이네요. 이 친구도 마법사예요. 머리카락 숱이 엄청 많죠? 눈동자도 완전 신기! (렌즈를 힘썬 눈 가까이로 들이댄다)

 힘썬 : (화면을 가득 채운 힘썬의 눈동자) 누구에게 말하는 거니?

 요한 : 구독자분들에게 하는 거지~ 여러분, 이 참에 마법사도 심돌이로 만들기, 도전?

 힘썬 : 구독자들이 여기 있어? (두리번거리면)

 요한 : 마법사라서 유튜브의 개념을 잘 모르는 모양이네요~ 한 번 이 도리가 알려줘 보도록 하겠습니다!

 힘썬 : 도리가 누구야? 혹시 네 또 다른 이름이니? 하지만 심요한 도리 사이에는 어떤 공통점이 없는 걸!

 요한 : …….

 

 요한은 투덜거리며 촬영을 중단했다.

 “그렇게 질문만 하면 진짜 노잼이거든?”

 힘썬은 요한의 표정이 다시 시큰둥하게 돌아온 것을 보았다카메라를 들었을 때의 요한과 들지 않았을 때의 요한의 모습에는 차이가 있었다힘썬은 그 차이가 어디서 기인하는지 알고 싶었다둘 다 요한이 가지고 있는 모습이라면어느 쪽이 요한의 평상시 모습인지도 알고 싶었다.

 힘썬이 물었다.

 “노잼이 뭐니?”

 “아 지금 이런 거!”

 힘썬이 그 뜻을 알아듣지 못해 고개를 기울이자, 요한이 답답하다는 듯 얼굴을 찡그리며 정정했다.

 “재미없다는 뜻!”

 그러니까 NO와 재미가 합쳐진 단어로구나. 힘썬은 요한의 말을 통해 정확하게 유추했다.

 힘썬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해했어. , 그리고 그 문제는 우리가 직접 대화를 많이 하지 않아서 생긴 일인 것 같아. 나도 지금 그렇게 재미가 있지는 않거든! 내 말은- 심심하다는 뜻이야.”

 힘썬은 요한의 표정에서 순간적으로 부정적인 감정이 스치는 것을 목격했지만, 그 감정의 이유를 잘 알 수 없었을 뿐만 아니라 요한이 곧 표정을 갈무리했으므로 제대로 물어볼 틈도 없이 어영부영 지나가게 되었다. 요한은 구시렁거리면서 휴대폰을 만지더니 또다시 영상을 삭제했다.

 잠시 후 요한이 한결 밝은 얼굴로 물었다.

 “너 휴대폰 있어?”

 힘썬은 있다고 대답했다.

 요한은 힘썬의 휴대폰으로 유튜브 어플을 연 뒤, 무언가를 검색해 돌려주었다. 힘썬은 액정을 들여다봤다. 그것은 도리티비라는 이름의 유투브 채널이었다.

 “너도 심심하면 심돌이가 되어 봐~ 오케이?”

 요한은 구독하는 방법을 알려주면서 힘썬의 등을 가식적으로 두들겼다.

 “뽜이팅!”

 

 그 날 기숙사로 돌아온 힘썬은 이어폰을 끼고 침대에 앉아서 도리티비 채널에 올라온 모든 영상을 하나하나 시청했다. 영상의 썸네일은 이목을 끌 수 있도록 화려하게 제작되어 있었고 영상 제목도 자극적이었다. 하지만 막상 열어보면 그렇게 정보 값이 풍부한 영상들은 아니었다. 도리티비의 영상 대부분이 누군가를 주제로 삼아 일시적인 호응을 유도하고, 더는 분위기를 끌어갈 수 없을 것 같으면 다른 주제로 넘어가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었다. 그것은 타인을 대하는 태도라기보다 도구를 사용하는 태도에 가까웠으므로 힘썬은 영상을 보는 내내 생각에 잠겨있었다.

 

 다음 날 힘썬은 학교에서 요한에게 말했다.

 “나 도리티비 전부 봤어!”

 요한은 휴대폰 게임을 하다말고 고개를 들었다.

 “구독했어?”

 “했어.”

 “축하~ 너도 이제 심돌이임.”

 힘썬은 이제 심돌이가 무슨 뜻인지 알고 있었기 때문에 되물어 볼 필요가 없었다. 그 외에도 알게 된 것들이 많았다. 힘썬은 도리티비 속 요한이 보통보다 기분이 (이상할 만큼)좋아 보인다는 것, 모두가 도리를 좋아하고 있지만은 않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도리티비의 댓글 창에서는 종종 사람들이 싸워댔다. 그런데도 영상은 꾸준히 올라왔다. 별로 쓸모 있는 영상도 아니었는데 말이다.

 “있잖아, 도리.”

 힘썬은 요한을 도리라고 부르면 기분이 좋아지는 것인지 확인하려고 요한의 얼굴을 유심히 살폈다. 요한은 휴대폰 게임을 하느라 제대로 들은 것 같지 않았다.

 힘썬이 물었다.

 “왜 그런 영상을 만드는 거야?”

 “뭔 소리야~ 내 영상이 노잼이라고 시비 거는 건가요?”

 “, 그렇지 않아. 재미있는 영상도 있었어.”

 “좋아요 꾹 눌렀어?”

 “재미있는 영상에는 눌렀어. 나는 한국 역사랑 위인들 설명해주는 게 재밌더구나.”

 하지만 요한은 그런 영상들을 만들지 않은지 오래 되었다. 이제 요한은 친구 사생활을 떠들거나 한밤중에 라면을 먹는 걸 찍는다(힘썬은 왜 이것을 방송하는지 알 수 없었다). 요한은 힘썬이 재미있다고 고른 영상을 노잼영상이라고 말했다. 그런 걸 만들면 구독자 수가 줄어든다고 했다. 그런 걸 만들면 구독자 수가 줄어든다고 했다. 돈을 벌기 위해서는 유잼 콘텐츠를 위해 매일같이 노력해야 한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더니 마법사 세계에서도 돈이 중요하냐고 물었다. 힘썬은 자신의 차원에서는 화폐가 아무 가치가 없다고 말해주었다.

 “부럽다.”

 요한은 처음으로 썩 가볍지 않은 투로 그렇게 말했다.

 “마법사 애들은 그런 걸 전혀 생각하지 않겠네?”

 그 순간 힘썬은 지금 요한의 말에 긍정한다면 무언가 실수하는 기분이 들 거라 강력히 예감하면서도, 그렇게 하지 않을 이유 역시 없었기에 긍정했다.

 “맞아, 생각하지 않아.”

 하지만 실수라고 할 만한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다.

 점심시간이 끝나고 교실로 돌아오니, 요한이 칠판 앞에서 휴대폰을 들고 있었다. 힘썬은 요한의 한껏 고양된 목소리와 꾸며낸 말투를 통해 그가 촬영 중이라는 사실을 어렵지 않게 유추했다. 요한은 힘썬을 보고 카메라를 돌렸다. 힘썬은 카메라를 들고 있는 요한과 자신 사이의 거리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REC

 요한 : 이야~ 저기서도 마법사 친구가 오네요! 이 친구에게도 한 번 물어볼까요?

 힘썬 : (렌즈를 빤히 쳐다보고 있다)

 요한 : 마법사들은 사실 인간처럼 생기지 않았다던데 그게 사실인가요, 우리 힘썬 친구?

 힘썬 : (고민하다가) 맞아.

 요한 : 우와~ 너무너무 놀랍다~ 그럼 본 모습은 어떻게 생겼을까요? 여러분, 궁금하시죠? (목소리 톤을 높이며) ~! (다시 원래 톤으로) 여러분들의 뜨거운 성원에 이 도리, 감동했습니다. , 마법사 친구~ 본 모습 딱 한 번만 특...개 해보도록 할까요?

 

 “사실 궁금해서 물어보는 거 아니지?”

 힘썬이 요한의 카메라를 가리며 물었다. 요한은 몸을 뒤로 빼면서 능청스레 말했다.

 “아니, ~ 겸사겸사 궁금하기도 한 거지.”

 “카메라 끄고 나랑 대화하자, 요한!”

 힘썬이 요한 앞에 가까이 붙었다.

 “너 카메라를 켜놓고는 나랑 제대로 대화하지 않잖니!”

 “아 언제! 내가 너 말을 씹은 것도 아니고!”

 요한이 질겁했지만 힘썬은 요지부동이었다. 제일 가까이 앉아놓고 제일 멀게 느껴질 수는 없는 것이다. 이상한 일이다. 왜 인간들에게는 아주아주 가까이 다가갈 수 없는 걸까. 왜 질겁하며 도망치려 하는 걸까. 하지만 물리적인 거리의 문제는 아닐 지도 모른다. 요한은 대뜸 카메라를 들고 가까워지지만 힘썬이 요한 앞에서 도망치지 않았다고 해서 두 사람이 자기소개를 나누거나 제대로 대화하는 일 따위는 벌어지지 않았다. 그러니까 이것은 힘썬이 환산할 수 없는 거리일 지도 모른다.

 “, 나는 내 본 모습 같은 거, 절대 안 보여줄 거야.”

 힘썬이 반짝반짝한 눈으로 요한에게 선언했다.

 “네가 카메라를 끄지 않는 이상은!(이 말은 사실상 마법사를 돈벌이로 여기는 걸 포기하라는 말이었다)”

 하지만 어림잡을 수조차 없는, 마음대로 좁히거나 벌릴 수 없는 그 거리를 무어라 부르면 좋을까?  
 알아내면 그만이다.

19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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